시작하기 전에
이 문서는
이 문서는 처음 시작하는 제조자가 취미로서 집에서 맥주를 담는데 있어 고려할 만한 일들과 맥주를 담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러므로 malt extract(보통 캔에 담겨 있는 곡물가공품)를 사용하고 추가로 호프를 사용하는 정도까지만 설명한다. 보통 고급 과정이라고 생각되는 grain(곡물 - 보리/밀)을 직접 빻아서 사용하는 제조법은 다루지 않는다. 사실 필자는 곡물제조에 대해 조금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 짓을 왜 하는가?
맥주를 싸게 먹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좀 더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먹어보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친구들을 초대해 자랑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단순히 DIY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사람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맥주를 먹으며 놀기 위해서"라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맥주는 누구나 좋아하며 까다롭지 않고 많은 종류의 음식, 다른 오락과도 잘 어울리며 그러면서도 충분히 깊고 넓게 즐길 수 있다.
1. 맛있는 맥주를 먹기 위해서
집에서 만든 맥주는 충분히 맛있는가? 물론 제조자의 기술과 센스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완전히 초보자가 어설프게 만든 맥주라고 하더라도 세계적으로도 각별히 허접한 한국의 맥주만 먹던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보여 줄 수 있다. 좀 더 숙련된 취미가라면 시판되고 있는 상급의 외국 맥주와 비슷하거나 때로는 더 나은 품질을 보여 줄 수도 있다.
2. 다양한 맥주를 먹기 위해서
이 점에서는 확고한 장점을 가진다. 인터넷과 책(대체로 영문임)에는 시판되는 맥주나 오래된 장르의 맥주, 또는 접하기 어려운 지역의 맥주들의 레시피가 충분히 많이 쌓여 있다. 처음에는 메이커에서 제공하는 종류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며, 좀 더 숙련되면 기존에 존재하는 맥주의 클론을 할 수도 있다. 좀 더 어려운 공정이라든가 좀 더 독특하고 접하기 어려운 맥주에 도전하는 것도 좋다.
3. 싼 맥주를 먹기 위해서
초기 투자 비용은 장비에 따라서 10~20만원정도. 제조 비용은 가장 기본적인 재료만을 사용해서 만들었을 때 인건비를 제외하고 대충 L당 1~2000원꼴로 생각할 수 있다. 이정도면 한국의 물탄 생맥주와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 필자의 경우 좀 늘어서 대충 L당 5000원 정도의 비용을 투자하는 것 같다.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좋은 취미의 조건은 일단 재미있어야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으면서도 숙련을 통한 수준향상을 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맥주 만들기는 이 조건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취미이다.
필요한 장소
발효/숙성/보관을 위해서는 섭씨 18~25도가 유지되는 건조하고 햇볕이 들지 않는 어두운 장소가 필요하다. 지하실이 있다면 최고. 그 외에는 창고, 보일러실, 베란다, 안 쓰는 화장실 등 온도 변화가 최대한 적은 곳이 필요하다.
작업을 위해서는 물을 끓이고 장비를 씻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가정집의 부엌이라면 가능하다. 다만 발효조는 일반적으로 좀 부피가 있으므로 씻기 위해서 약간 넓은 장소가 있으면 더 좋겠다.
필요한 시간
작업하는 시간은 담는 날 1시간, 일주일 후 병입할 때 1시간 정도를 투자하면 된다. 호핑 등을 위해서 추가로 30분~1시간 정도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맥주가 숙성하는 데에는 첫 작업으로부터 최소 한달 정도가 필요하다. 라거링을 한다면 추가적으로 한 달 정도가 더 필요하고, 발리 와인의 경우 일 년 넘게 숙성시키는 수도 있다.
필요한 정보
국내에서 도구와 재료를 파는 곳은 몇군데가 있다. 재료는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으므로 전량 수입이며, 도구는 수입이거나 도구상에서 직접 만든 도구를 판매한다.
해외에서 국제 배송을 하는 곳은 흔하지 않다. 그러나 국내에서 구하기 힘들거나 품절된 재료를 구하려면 직접 해외에 주문하는 이외에는 별 방법은 없다. 미국에서는 웬만한 도시라면 소규모 지역 도구/재료상이 있게 마련이다. 출장/여행을 가게 된다면 간 김에 들려 사오는 것도 좋다.
장비를 지르자.
어떤 장비를?
도구상에서는 필요한 장비를 모아 세트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 시작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세트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고 저렴하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브랜드마다 캔의 용량은 대략 1.5kg 전후로 비슷하며, 한번에 20~24L를 생산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물의 용량만 잘 조절하면 한가지 장비를 이용해 어느 브랜드의 재료도 작업할 수 있다.
다만 Mr. Beer는 절반 정도의 용량에 전용의 발효조를 사용하게 되어 있다. 장비는 호환에 어려움이 있으나, 작업이 가장 쉽고 편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 이산화탄소 캔으로 가스를 주입할 수 있는 장치가 달려 있으며 발효조가 작기 때문에 통째로 냉장고에 넣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물론 Mr. Beer 재료를 가져다 다른 장비를 이용해 담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이 글에서는 1.5kg, 24L 기준으로 설명하도록 한다. 다른 용량을 양조할 때는 사용하는 제품의 매뉴얼을 참조하거나 단순히 비율만 계산해서 사용해도 된다.
발효조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큰 양동이라면 발효조로 사용하는 데 문제는 없다. 다만, 오염을 막고 이산화탄소를 원활히 배출하기 위해서는 밀폐한 다음 에어락을 장치하는 것이 좋으며, 병입 작업을 위해서는 물꼭지가 달려 있는 것이 편하다. 이런 발효조는 국내 도구상에서 이미 제작해서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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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발효조 |
에어락
에어락은 소독된 물이나 소독용 알콜을 담아 발효조 내에서 생성된 가스는 배출하되, 외부의 공기는 안으로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뚜껑에 호스를 달아 물담긴 컵에 담아 놓아도 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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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된 에어락 |
커다란 냄비
5~6L 정도 용량의, 뚜껑이 있는 냄비가 필요하다.
온도계
온도는 양조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중요하다. 온도계는 문구점에서 파는 저렴한(1~3천원) 유리 온도계를 사용해도 좋지만, 금속으로 된 막대 온도계(2~5만원)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추가로 발효조에 붙여 사용하는 스티커 온도계도 있다.
비중계
알콜도수를 재는 데 가장 원시적인(=저렴한) 방법은 발효 전과 발효 후의 비중 차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발효 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체크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분무기
양조의 기본은 소독이다. 모든 도구와 재료는 잘 소독된 상태로 사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약간의 실수로 맛없는 맥주가 되거나 아예 맥주가 아닌 다른 것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물론 세제로 잘 닦아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소독이 되지만 오염이 걱정될 때는 소독용 알콜을 분무기에 넣어 뿌려주는 것이 간편하다.
병
병은 밀폐되고 압력을 견딜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사용할 수 있다. 페트병을 사용한다면 도구상에서 판매하는 내압병을 사거나 탄산음료를 담는 병을 사용하도록 한다. 일반 생수병이나 주스병은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유리병은 도구상에서 판매하는 재활용 가능한 swing-top 병을 사용하거나, 이미 마신 일반 맥주병을 씻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일반 맥주병은 전용 도구로 뚜껑을 씌울 수 있다.
그 외
캔따개, 저울, 가위, 국자, 병 닦는 솔, 타이머, 다시백, 락스(또는 포비돈), 소독용 알콜 등이 필요하다.
재료를 구하자.
캔(Malt Extract)
맥주의 재료는 당연히 보리이며, 밀을 섞기도 한다. 이것을 싹을 틔운 다음에 분쇄해서 물에 넣어 70도 정도로 오랜 시간 가열하면 효소의 작용에 의해 탄수화물이 당으로 분해되어 효모에 의해 발효 가능한 상태가 된다. 여기에 호프 등을 넣고 농축해 엿과 비슷한 상태로 만든 것을 Malt Extract라 한다.
Malt Extract는 맥주의 장르별/종류별/가격별로 수십가지가 있으며, 메이커 브랜드도 여러 가지가 있다.
Unhopped Malt Extract, or UME
일반적으로 ME는 특정 종류의 맥주를 만들 수 있도록, 레시피에 의해 여러 몰트를 블랜드하고 호프 등을 첨가하여 만들어진다.
UME라고 불리는 것은 보통 단일 몰트를 첨가물 없이 담은 것으로, 좀 더 숙련된 제조자가 자신의 레시피를 이용해 맥주를 제조할 수 있도록 해 준다. UME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모든 몰트의 종류별로 시판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면 원하는 레시피의 맥주를 만들 수 있으면서도 직접 곡물을 이용해 만들 때 필요한 수고를 덜어 준다.
다만, 한국에서는 구하기가 어렵다.
설탕, 또는 그 외의 당
알콜 발효란, 효모가 당과 산소를 이용해 알콜과 이산화탄소를 만드는 과정이다.
Malt Extract만으로 부족한 당(=알콜)을 늘리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당 보충재를 사용할 수 있다. 맛과 색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당만을 추가하려면 백설탕이나 콘시럽을 이용한다. 어두운 색과 당밀의 향을 추가하기 위해서 흑설탕을 쓰기도 하고, 꿀이나 다른 시럽을 사용해 색다른 향을 추가할 수도 있다.
Dried malt extract(DME)는 몰트를 최대한 특색 없게 만든 것으로, 맥주의 성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설탕보다는 풍부한 맛을 더하도록 만들어진 보충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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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ed malt extract |
전형적인 레시피에서는 ME 1.5kg에 설탕 1kg를 이용해 24L 정도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원한다면 설탕을 넣지 않고 ME 3.0kg를 사용해서 좀 더 고급스러운 맥주를 만들 수도 있다.
꿀을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한데, 꿀은 같은 무게의 설탕에 비해 당이 80~90% 정도로 적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양을 사용해야 한다. 한국산 꿀은 보통 성분 표시가 없고 수분 함량도 달라 정확한 레시피를 만들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 외에 탄산화를 하기 위한 설탕을 따로 준비해야 하는데, 이 때는 정확한 양을 재기 위해 계량 스푼을 이용하거나, 소포장 봉지 설탕을 이용하면 편하다.
물
소독된 신선한 물이라면 수도물을 비롯해 어떤 물이라도 사용 가능하다. 물론 물의 맛은 맥주의 맛에 큰 영향을 미치며, 유명한 맥주 생산지는 지역의 물이 특색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다른 종류의 술도 마찬가지다.)
맥주 만들기에 좋은 물이란 그냥 먹어서도 맛있는,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다. 연수보다는 경수가 맥주에 맛을 더해준다. 시중에 파는 생수가 이상적이다. 제조할 맥주의 양만큼 준비하면 된다.
시중에 파는 생수는 필터링을 통해 박테리아를 제거하므로 굳이 끓여서 따로 소독하지 않아도 맥주에 그냥 사용할 수 있다.
효모(yeast)
효모는 산소를 소비하고 당을 발효시켜 알콜과 이산화탄소를 만든다. 맥주의 장르에 따라 다른 효모를 사용하며 일반적으로 Malt Extract를 구입하면 맥주의 종류에 걸맞는 건조 효모를 같이 제공하므로 그냥 이것을 사용하면 된다.
좀 더 좋은 품질의 효모를 사용하고 싶거나 라거링을 시도하러 한다면 따로 판매하는 액상 효모를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 액상 효모는 건조 효모에 비해 몇 배 비싸지만 발효가 끝난 발효조에서 채취해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5~6회까지 다시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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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 효모 |
호프(hop)
호프는 풀의 일종으로, 맥주에 쓴 맛과 향을 더함으로써 맥주의 성격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 2~5분 끓인 호프는 코끝에 처음으로 느껴지는 향을 결정한다. (aroma)
- 10~15분 끓인 호프는 맥주를 마시는 내내 느껴지는 향을 내는 데 사용한다. (flavor)
- 30~60분 끓인 호프는 맥주의 쓴 맛을 내는 데 사용한다. (bitter)
가공되어 판매되는 건조 호프는 잎채로 포장한 것(leaf type)과 갈아서 뭉친 것(pellet type)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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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f type |
그 외의 첨가물
맥주 순수령(
Reinheitsgebot)에 위배되는 여러가지 재료를 넣음으로써 더 다양한 맥주를 만들 수 있다. 오크칩, 오렌지 껍데기, 체리, 코리앤더씨 등 기존 레시피에 사용되는 재료 이외에도 맥주에 넣을 수 있는 재료는 충분히 많이 있다.
맥주를 담자.
소독하기
양조에 있어 소독은 맥주를 만드느냐, 다른 결과물(예를 들자면 식초...)을 만드느냐를 가를 정도로 중요한 문제다. 익숙해지면 잘 씻는 정도로도 큰 문제가 없긴 하지만 일반적인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소독 미비이기도 하다.
먼저 발효조와 모든 기구를 주방용 세제로 깨끗하게 씻는다. 플라스틱 발효조의 경우 너무 거친 수세미로 닦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흠집이 생기면 보관시에 때가 끼고 세균이 살기 쉬워진다.
소독에는 여러가지 재료를 사용할 수 있지만 발효조는 크기 때문에 주로 락스(향이 없는 주방용으로)를 사용한다. 흔한 편견과는 달리 락스는 인체에 대략 무해하며 잘 씻어내면 냄새도 남지 않는다. 300배 희석하여 30분 이상 담아 놓은 다음 물로 씻어내면 된다.
락스 이외에는 포비돈 용액이나 소독용 알콜을 사용할 수 있다.
호프 우려내기 (optional)
냄비에 물 4L를 넣고 끓인 후 호프를 넣어 끓여 낸다. pellet type이라면 시중에서 파는 국내기용 부직포 주머니에 넣어서 끓이면 편하다. 철망으로 된 것은 구멍이 커서 적절하지 않다. leaf type이라면 부피가 꽤 크기 때문에, 그냥 끓여서 체에 받혀 내야 한다.
어떤 호프를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는 당연히 레시피에 따라 다르다. 다음은 필자가 Pilsner Urquel을 클론할 때 쓴 레시피이다.
- Hop: Saaz 2oz bittering 60 min.
- Hop: Saaz 1oz bittering 30 min.
- Hop: Saaz 1oz flavoring 10 min.
- Hop: Saaz 1oz aromaring 1 min.
이런 레시피라면, 1. 끓는 물에 2oz 투하 2. 30분 후에 1oz 투하 3. 20분 후에 1oz 투하 4. 9분 후에 1oz 투하. 5. 불을 끄고 모두 건져 냄. 이런 과정을 거치면 된다.
Wort 만들기
호프를 우려낸 물, 또는 그냥 끓인 물에 Malt Extract와 설탕 등을 녹인다. 플라스틱 발효조의 경우 뜨거운 물을 바로 붓는 것은 좋지 않다. 발효조에 찬 물을 10L 정도 담고, 그 위에 냄비의 내용물을 붓는다. 그 위에 찬 물을 부어 24L 용량을 맞춘다.
이렇게 만들어진 맥주 원액을 wort라 한다.
효모 투하
20~25도 정도가 효모를 투하하기에 가장 좋은 온도이다. wort가 이보다 뜨거울 경우 효모가 죽거나 원활히 발효를 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온도로 식혀야 한다. 냄비의 물이 90도, 찬 물이 10도라고 하면 대략 섞었을 때 25도 언저리가 되므로, 찬 물을 미리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건조 효모는 단순히 wort 위에 흩뿌리면 된다. 건조 효모는 물에 닿으면 수화(rehydrate)되는데, 이 과정에서 급하게 wort를 젓거나 하면 효모가 죽기도 하므로, 젓거나 하지 말고 그냥 놔두는 게 좋다. 효모의 빠른 증식을 위해서는 40도 정도의 물을 한 컵 정도 따로 준비해 효모를 뿌리고 (역시 젓지 않도록 한다) 15분 정도 놔두었다가 wort에 투하하는 방법도 쓴다.
액상 효모는 잘 흔들어서 뿌리면 된다.
설치
발효조를 준비한 장소에 설치하고 뚜껑을 덮은 후 에어락을 설치한다. 에어락에는 깨끗한 물이나, 소독용 알콜을 채운다.
발효
효모가 발효를 시작하면 생성된 이산화탄소가 에어락을 통해 빠져나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면 하루 정도 지난 시점부터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4~5일 정도 지나면 에어락은 거의 움직이지 않게 된다. 대략 일주일 정도면 에어락의 추가 완전히 가라앉고 1차 발효가 종료된다.
이 과정에서 wort의 비중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단 맛이 없어지고 알콜 냄새가 생기며 맥주와 비슷한 물건이 되어 간다. 이 상태에서는 약간은 신 맛이 날 수도 있지만 상한 것은 아니다. 1차 발효가 끝난 wort를 young beer라고 한다.
필자가 처음 담은 맥주의 비중은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였다.
0hr 1.039
14hr 1.031
37hr 1.028
51hr 1.018
61hr 1.016
85hr 1.014
99hr 1.010
108hr 1.010 발효 종료
알콜의 함량은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구할 수 있다.
예상ABV = (초기비중 - 종료비중) x 125 x 1.05 = (1.039 - 1.010) x 125 x 1.05 ~= 3.8%
병입-탄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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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발효가 끝난 young beer |
young beer의 효모는 wort의 당을 모두 소비하고 쉬고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당을 추가하고 내압병에서 재발효시켜 탄산을 만들어내면 맥주가 만들어진다.
병과 뚜껑은 세제로 세척하고 락스나 알콜로 소독해 준비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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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세척 |
설탕은 100mL당 0.8g 정도가 적당하다. 설탕을 너무 적게 넣으면 거품이 적은 소위 김빠진 맥주가 만들어지고, 설탕을 너무 많이 넣으면 향이 적고 뻑뻑한 맛(cideric)의 맥주가 만들어진다. 심하면 병이 폭발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병입은 물꼭지가 달려 있는 발효조의 경우는 물꼭지를 이용하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사이펀을 이용해 담는다. 발효조의 바닥에는 효모의 시체와 그 외 부산물들이 가라앉아 있다. 이것은 인체에 무해하지만 (영양제의 원료가 되기도 함) 맛을 해치는 원인이 되므로, 발효조를 흔들거나, 병에 이 찌꺼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병에 담은 맥주는 밀봉한 후 설탕이 녹도록 잘 흔들고 상온(20~25)의 어두운 곳에서 보관한다. 1~2주 정도면 가스가 충분히 만들어지는데, PET병의 경우는 압력 때문에 병이 돌처럼 딱딱해지므로 쉽게 알 수 있다.
숙성
탄산이 충분히 만들어진 맥주는 서늘한 곳으로 옮겨 2주 이상 숙성해야 한다. 대체로 밝은 색의 가벼운(light) 맥주일수록 숙성 기간이 짧고, 짙은 색의 무거운(dark) 맥주일수록 숙성 기간이 길게 필요하다. 발리 와인과 같이 최소 3~6개월에서 1년 이상 숙성시켜야 하는 맥주도 있다.
맥주는 숙성 기간동안 조금도 멈추지 않고 맛의 변화를 보인다. 단순히 상승했다가 하강하는 식의 변화라기보다는 여러가지 향과 맛이 밸런스를 찾았다가 무너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맥주를 장기간 숙성시켜가며 맛의 변화를 즐기는 것은 자가 맥주를 만드는 취미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할 수 있다.
맥주를 마시자
탄산화가 끝난 맥주는 병 밑바닥에 역시 찌꺼기가 가라앉게 된다. 이 찌꺼기가 섞이면 막걸리와 비슷한, 맥주와는 어울리지 않는 맛을 낸다. 그러므로 맥주병은 세워서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먼 거리를 이동했다면 일정 시간 가라앉혀 마셔야 한다. (대량생산하는 맥주는 필터링을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없다.)
맥주를 마실 때는 피처 같은 용기를 준비해 한 번에 찌꺼기가 섞이지 않도록 따라낸 다음, 잔에 따라 마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