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없는 기업

 

인간은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확실성과 현재의 균형이 깨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기업도 인간에 의해 경영되어지기 때문에 현재의 안정이 깨지는 불균형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서 위협요인으로 여기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리야 프리고진(1977년 노벨 화학상 수상)은 불확실성과 무질서(불균형)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현상으로, 제거해야 할 것이 아니라 극복하고 적응함으로써, 보다 고차원적인 질서(균형)가 만들어지는 원천이 된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점점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소비자 Needs, 개방과 글로벌화에 따른 시장 환경 변화, 경쟁사들의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 등으로 기업은 항상 불확실성과 불균형 속에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으나 기업의 미래를 보장받는 방법은 안정된 현재의 틀 안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불확실성과 불균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그 변화에 맞추어 경영전략과 조직을 적응시키는 것이다.

 

세계 최고층 빌딩이었던 시어즈타워(미국 시카고,110층)로 상징되었던 시어즈는 카탈로그에 의한 통신판매와 중산층 대상 쇼핑몰 사업으로 미국 유통업계에서 독보적인 존재였으나 1970년대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심리의 변화에 대응하지 않고 그 동안의 성공적이었던 현실에 안주함으로써 월마트, 홈데포 등 경쟁 유통업체들에게 시장의 상당 부분을 내주게 되었다.

 

결국 이런 현실 안주 자세는 시어즈가 100년 동안 이어온 통신판매 사업을 철수함으로써 1990년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의 조직과 유통망, 통신판매 노하우 등을 활용해 amazon.com을 능가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사업의 기회마저도 놓치게 되었다.

 

Texas Instrument는 1930년경 유전탐사사업으로 성공한 회사였으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자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전자회사로 변신한 후, 트랜지스터 라이선스를 매입, 세계 최초로 휴대용 트랜지스터라디오를 선보였다.

 

1958년에는 IC(집적회로)를 발명해 본격적인 반도체회사로 위상을 잡았으나 많은 경쟁업체들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자 전자시계와 컴퓨터 사업을 매각하고 DRAM사업에 주력하면서 1983년 히타치와 전략적 제휴를 함으로써 급성장을 이루게 된다.

 

1990년대 초 발 빠르고 효율 좋은 한국, 일본 기업들의 추격으로 경쟁력에 떨어질 것을 예측하고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DRAM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비메모리 반도체와 아날로그 칩으로 주력사업 방향을 전환하여, 현재 휴대폰 반도체 부문에서 업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어즈와 TI의 사례는 보면 불확실성과 불균형에 대한 발 빠른 예측과 대응이 기업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최근  유가급등, 환경오염, 중국 및 인도의 급성장, 미국 및 일본 등 선진국들이 밀어붙이는 자국위주의 FTA 추진 등 모든 변화가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WEB2.0 같은 새로운 개념의 등장은  IT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는 ENWIZ도 이러한 변화로 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다.

 

현재 보다는 미래의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그 흐름을 정확하게 감지하고 재빠르게 대응하여 시의 적절하게 경영전략을 수정, 보완, 실행함으로써 불확실성과 불균형을 극복해야만 ENWIZ는 미래가 있는 기업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돌궐제국의 명장 톤유쿠크가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멸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듯이 현실에 안주하는 기업에게는 미래가 없는 것이다.

-조선일보 Weekly BIZ 제26873호 SERICEO와 함께하는 경영전략연구에서-

2008/03/05 14:31 2008/03/05 14:31

Trackback Address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